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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의 미신. 스키너(B.F. Skinner)

사회과학/심리학
심리학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학자 중 하나로 스키너가 있다. 그가 심리학 세계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며 오늘날까지도 심리학계에 논쟁거리가 되는 수많은 떡밥을 투척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급진적 행동주의 학파로 거의 모든 행동을 함수화하여 조절할 수 있다고 보았다.

간단히 말해 어떤 행동이건 보상과 처벌로 학습시킬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까웠다. 이를테면 여러분의 애완견이 지정된 곳에 배변을 하면 간식을 주는 방법으로 배변습관을 학습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이를 강화라고 한다). 가족들의 식사중에 식탁주변을 멤돌며 애절한 눈빛으로 먹이를 구걸하는 애완견들의 행동 등도 마찬가지로 식사하는 사람들이 애완견에게 먹을 것을 주면서(=강화) 학습하게 된 것이다. 스키너의 주장에 따르면 강아지가 식탁 주변을 멤돌지 않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러한 구걸에 대해 음식을 주는 행위를 중단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x라는 행동을 넣으면 y라는 보상이 나오는 함수와도 같다. 스키너는 인간의 수많은 고도화된 의식과 행동조차도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함수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았다. 인간을 그 외의 동물과 비슷한 수준으로 격하시키는 이러한 학설에 대해 수많은 인본주의자들은 상당히 불쾌한 입장을 보였고, 지금까지도 스키너의 학설은 논쟁거리로 존재한다.

스키너는 기존에 인간만이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영역(이를테면 음악이나 그림)을 비둘기나 고양이와 같은 하등 동물들에게 학습시키는 실험을 통하여 이러한 반론들에 반박했다.

본문에서 다룰 내용은 이러한 스키너의 실험 중 하나로, 흔히 인간의 고유영역에 속한다고 생각되는 미신적인 행동을 비둘기도 하게 할 수 있다는 증명이다.

흔히 말하는 문지방을 밟고 서있으면 복이 나간다거나, 혹은 운동선수가 경기에 출장하기 전에 특정한 행동을 하는 것 등이 이러한 미신적 행동에 포함된다. 실제로는 거의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에 대해 마치 충분한 인과가 적용된다는 듯이 행동하는 것이다.


실험방법

흔히 스키너의 상자라고 불리는 장치가 이 실험에 사용되었다. 음식을 주는 접시를 빼고는 텅 비어 있는 심플한 구조로 되어있으며, 실험자는 언제 음식을 줄 지 결정할 수 있었다.

스키너는 여기에 8마리의 비둘기를 넣고 그들이 무엇을 하는것과 관계없이 15초 간격으로 소량의 음식이 접시로 떨어지게 장치했다. 즉 비둘기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는 음식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 비둘기들은 실험이 행해지기 며칠 전부터 통상보다 적은 음식을 주어 배고픈 상태가 되게 하였다.

결과

8개의 사례 중 6번의 경우에 매우 명백한 행동이 생겼다. 이러한 행동들은 다음과 같다.

1. 새장 안에서 시계의 반대 방향으로 두세번씩 돌았다.
2. 새장의 한쪽 모서리의 위쪽 안으로 머리를 연거푸 들이민다.
3. 눈에 보이지 않는 막대기 밑에 머리를 두었다가 반복해서 들어올리듯이 머리를 흔들었다.
4. 두마리는 머리와 몸을 옆으로 흔드는 동작을 하였다.
5. 바닥을 건드리지 않고 바닥을 향해서 쪼거나 스치는 것으로 불완전하게 조건형성되었다.

비둘기들의 이러한 행동은 이전에는 관찰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둘기는 이것이 먹이의 제공과 관련이 있는듯이 행동했다.

스키너는 이어서 먹이의 배분 간격을 늘이면 어떻게 될 지를 실험했다. 머리를 까딱이는 비둘기에게 주는 음식의 간격을 1분까지 천천히 늘인 결과 비둘기는 더욱 독특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비둘기의 움직임은 더 활동적이 되었으며 발동작이 현저하여 1분의 시간동안 마치 춤을 추듯이 깡총깡총 뛰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비둘기의 이러한 미신적 행동을 소거하기 위한 실험이 진행되었다. 이러한 미신적인 행동이 완전히 사라질 때 까지 미신적인 행동을 발생하게 한 강화는 점차 줄어들었다. 그러나 1분으로 배분 간격을 늘여 미신적 행동이 강화된 춤추는 비둘기는 완전히 행동이 소거되기까지 1천번 이상의 반응이 기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