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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질문?

사회과학/철학
필자는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떤 선생이 교실에서 학생들을 모아놓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어떤 무인도에서 나무가 쓰러졌다. 그런데 아무도 그걸 모르고 알지 못한다면 그 나무가 쓰러진걸 쓰러졌다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학생들이 열심히 철학적인 토론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문제의 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쓰러졌다'라는 말을 어떻게 정의(定義 : definition)했는지가 곧 답이다. 요컨데 '그것을 인지하는 자가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를 '쓰러졌다'라는 기표(記標) 안에 정보로서 삽입하면 되는 것이다. 당연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쓰러졌다'라는 단어는 상황의 모든 정보를 내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두고 쓸모없는 토론이 오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평시에 이에 대해 미리 정의하면 의미없는 토론이 없을 것인가? 아마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어에 그것을 정의하지는 않는데, 그 이유는 이것을 필요로 할 일이 그다지 없기 때문이다. 심술굳은 선생이나 멍청한 철학자가 쓸데없는 질문을 던지지만 않는다면 일상생활에서 인지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 말할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언어란건 정보의 전달이 목적이며 가급적 간결할수록 좋다. 그런데 이런식으로 의미를 무한히 확장해나가다간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생각을 하는 법을 키우자는것은 좋다. 그러나 생각을 해도 무작정 아무렇게나 한다고 해서 훈련이 되는게 아니다. 생각에도 절차가 있고 방법이 있다. 아무런 의미없이 토론하게 하는것으로 사고가 유연해질거라 보는것은 아무렇게나 운동하면 몸이 강해질거라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말도 안되는 일이다.